가끔씩 누전차단기가 내려가서 서버로 사용중인 라즈베리파이가 꺼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전원이 복구될 때까지 전기를 공급해주는 방법을 연구해보았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보조배터리를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보조배터리들은 모두 입력 전원이 없어지는 순간 출력도 끊겼다가 다시 공급되는 것들 뿐이었다. 이 잠깐의 단전으로 인해 라즈베리파이가 꺼지는건 막을 수 없었다.
이론적으로 출력단에 내압 5V 이상의 고용량 커패시터를 달아두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만 이건 실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아무튼 보조배터리를 활용하는 방법은 실패했고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에 슈퍼 커패시터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슈퍼 커패시터는 내압은 낮지만 기존의 커패시터처럼 엄청난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고 용량도 거대한 그런 물건이다. 어차피 전원은 금방 복구될테니 이걸 배터리 대용으로 사용하면 괜찮아보여서 선택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정전전원장치 만드는 것보다 스파크 튀기면서 가지고 놀 생각이 더 컸다.
만드는 것에 앞서서 미리 말하지만 난 전기, 전자 쪽에는 문외한이다. 대략 고등학교 교육과정 수준보다 약간 더 많은 정도의 지식만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래에서 만드는 것은 일종의 개념 증명이며 이게 장기적으로 안정성있게 작동할지는 장담 못한다.
GDCPH라고 되어있지만 검색해봐도 어느 회사인지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고 LS Materials에서 만드는 Prismatic 형태의 슈퍼 커패시터와 스펙이 완전히 동일하다. 제조공장에서 빼돌리거나 중고를 재포장해서 파는게 아닐까 의심된다.
슈퍼 커패시터는 기본적으로 내압이 낮기 때문에 전압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step down 컨버터도 주문했다.
또한 슈퍼 커패시터에 저장된 전압을 원하는 전압으로 올리기 위해 step up 컨버터도 필요하다.
승압, 강압 모듈을 살 때 입력 전압이 변화하면 출력 전압도 바뀌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대신 승압 모듈은 최저 입력 전압이 3.3V인데 3.2V까지 내려가면 30V로 올라가는 문제가 있다. 아무래도 실사용에서는 3.5V 이하로 내려가면 끊어버리는 회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걸 조합하여 아래와 같이 만들었다:
+-------------+ 4~5V +-----------+ | |----------------|----------------| | | | | | | +--------------+ + | | +------|------+ | | 5v | | ---------| | | | | |-------| | | | | capacitor | | | | | | step down | | | | step up | | raspberry pi | - | | | max: 5.6v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평상시에는 커패시터를 충전하면서 라즈베리파이에도 전원을 공급하다가 정전 상황일 때는 커패시터를 통해 전원을 공급하게 된다.
라즈베리파이에는 USB micro B 타입 소켓을 잘라서 연결했다.
라즈베리파이를 연결해보면 실제로 잘 작동한다.
전원코드를 뽑아서 단전된 상황을 만들었다.
라즈베리파이가 꺼지지 않고 작동한다는 점에서 실험은 성공했다. 다만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 step up 모듈의 입력 전원 3.3V 이하 전압 급상승
커패시터 전압 불균형
두 커패시터의 상태가 다른지 지속적으로 충방전을 하니 0.15V 정도 차이가 생겼다.
지속시간
측정결과 약 17초마다 0.01V 씩 줄어들었다. 커패시터를 4V로 충전한다면 15분, 5V로 충전한다면 40분 정도 지속가능하다.
1번은 위에서 적었듯이 최저 전압 제한 모듈을 추가하면 되고, 2번은 밸런싱 모듈을 달면 된다. 3번은 그냥 병렬로 커패시터를 추가하면 해결가능하다. 물론 돈은 그만큼 더 들어가겠지만.
아니면 아예 커패시터를 리튬 이온 배터리로 바꿔도 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력을 거의 다 소모할 때 까지 3.5V 언저리를 유지하고 직렬로 연결하지 않아도 되고 용량도 크니 위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대신 보호회로의 최저 전압 설정에 조정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화재와 폭발의 위험이 크다.